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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76호 2017년 11월 27일

소설가와 떠나는 문학여행

[소설가 이근미와 떠나는 문학여행] (84)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금서에서 최고의 명작으로

마크 트웨인(1835~1910)은 미국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작가이다.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도 그의 작품 『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의 모험』『왕자와 거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준 작품이지만 한동안 금서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 같은 작가들을 높이 평가하면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움직일 수 없는 세계 명작이 되었다.

소설을 읽기 전에 그 작가가 살았던 시대, 성장과정 등을 미리 알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크 트웨인이 살았던 시대의 미국은 청교도 정신이 파릇파릇하게 살아 움직이는 가운데 도덕과 윤리를 매우 중시했다.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노예제도가 폐지되지 않은 상황을 그리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작품 가운데 미시시피강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미시시피 강가로 이주하여 강과 함께 자랐기 때문이다. 미시시피강에서 수로 안내인으로 일한 마크 트웨인은 남북전쟁이 일어나 항로가 두절되자 26세 때 그 일을 그만두었다.

『톰 소여의 모험』은 1876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1884년에 발표됐는데 두 작품을 연이어 읽으면 열네 살 난 톰 소여(톰)와 허클베리 핀(헉)의 모험 여행이 주는 기상천외한 유쾌함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장난이 심하긴 하지만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받은 톰과 부랑아처럼 떠돌며 사는 헉은 아슬아슬한 모험을 하며 우정을 쌓는다. 우연한 기회에 살인자를 목격하고 그로 인해 둘은 각각 6000달러라는 거금을 갖게 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더글러스 과수댁에 입양되어 얌전하게 교육받는 일을 못 견뎌 하던 헉이 다시 만난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심한 매질을 당해 가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잭슨섬에 숨어 있다가 탈주한 노예 짐을 만난 헉은 뗏목을 타고 자유를 찾아 떠난다. 잡히면 죽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점점 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간다.

여행하며 성장하는 주인공

중간중간 머물며 낯선 마을로 들어갈 때마다 헉은 사람들로부터 누구인지, 왜 여기 왔는지 질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헉은 이름을 달리 말하고, 사연을 지어내서 대답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물건을 그냥 슬쩍 가져오는 일도 예사로 한다. 헉이 짐과 얘기하거나, 낯선 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비속어와 거친 말이 쏟아져 나온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 사회를 조롱하는 말도 거리낌 없이 토한다. 결국 이러한 행동과 표현 때문에 환영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진가를 드러냈다.

글자를 배웠다는 이유로 아들을 두드려 패고, 나쁜 것만 가르치며 아들의 돈을 가로채려는 아버지는 헉에게 위협이 될 뿐이다. 헉이 이름을 바꾸고 계속 거짓말을 지어낸 이유는 노예인 짐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가 하면 헉은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악한을 배려하거나, 어른들의 지시에 어떻게든 따르려는 모습을 보인다. 헉은 짐의 올곧은 태도를 보면서 흑인에 대한 편견은 잘못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서로 도우며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짐은 악당들에 의해 팔려가고 만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 톰이 다시 등장하여 헉과 함께 괴상한 작전을 펼치고, 마침내 짐은 자유인이 된다. 헉은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얘기와 자신의 거금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은 여행기 형식을 띠고 있다. 천진함과 위험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헉이 바라본 세상은 험난하지만 희망이 있다. 악당들이 도처에서 위협을 가하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보며 헉은 조금씩 세상을 깨우친다.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열네 살 헉이 위험한 뗏목 여행을 어떻게 이어가고, 악한 어른들의 술수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처세술이 생길지도 모른다. ‘동기, 교훈, 플롯 따위를 따지지 말고 읽으라’는 마크 트웨인의 당부대로 이 소설은 허술하거나 과장된 면이 다소 있으나 결국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이근미 <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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