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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75호 2017년 11월 20일

뉴스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이 토대인 4차 산업혁명… 모든 것을 재상상하라

인류는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노력 으로 보다 많은 과실을 얻을 수 있 을지 고민해왔다. 들판의 소가 길 들여져 쟁기를 끌게 된 이유도, 흩 어져 살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농 사를 짓던 이유도 모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생 산성을 높이려는 수천 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발전은 매우 더디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 이언 모리스 교수는 그의 저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Why the West Rules For Now?를 통해 가 축화와 농경, 전쟁과 제국, 철학과 종교 모두 인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육체와 정신의 한계 극복을 위한 인류의 노력

하지만 불과 200년 전인 18세기 말부터 인구와 사회는 급격한 발전하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이 등장한 것이다. 제임스 와트를 중심으로 개량된 증기기관은 이전에 비해 세 배 이상의 효율을 창출했다. 인간과 가축이 가진 육체적인 한계가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인해 극복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현대 생활의 기반이 된 대량생산, 철도와 대중교통 모두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가능했다. 경제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이러한 혁명적인 변화를 ‘산업혁명’이라고 이름 지었다.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을 통해 끊임없이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류는 이제 정신적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에서 언급된 ‘제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노력을 대변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기술 발전을 토대로 컴퓨터가 질병을 진단하고, 수준 높은 글을 짓기 시작했으며,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하여 운전을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이 인류 생활에 새로운 진전을 야기할 만큼 성숙한 것이다.

무어의 법칙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한편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은 모두 후대에 의해 평가되고 규정되었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이나 전기의 발명과 보급으로 인해 진행된 2차 산업혁명, 기계의 자동화로 인한 3차 산업혁명 모두 처음부터 혁명을 염두에 둔 변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후세의 평가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혁명’임을 자처하고 있다.

‘무어의 법칙’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자신감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개념이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더 많은 부품을 집적회로에 몰아넣기>란 논문에서 동일한 크기의 공간에 담을 수 있는 부품이 매년 약 두 배씩 늘어난다는 점을 간파했다. 부품의 집적도가 높을수록 연산능력이 높아지므로 컴퓨터의 연산능력은 매년 두 배씩 늘어난다는 예측이었다. 즉 10년 뒤에는 오늘날보다 무려 500배나 빠른 연산능력의 컴퓨터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다소 과감해 보인 그의 예측은 무려 40년간 디지털 분야에서 정확하게 재현되었다.

디지털 기술의 기하급수적 확산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은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되어 경제 및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두 기술의 결합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사물지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물지능이 의료분야에 접목되면 컴퓨터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며(Watson), 자동차와 연결되면 무인자동차가 현실화된다(Tesla, Google, Apple). 뿐만 아니라 생산현장에 적용되면 다품종 대량생산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Adidas Speed Factory). 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맞춤형 제품을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물지능이 초래하는 변화는 기존의 패러다임 위에 형성된 많은 분야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IT 전문가이자 애널리스트인 메리 미커는 지난 20년간 진행된 인터넷 혁명의 거대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리포트를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2015년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서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모든 것을 재상상하라”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확산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킨다는 메시지다.

이러한 변화를 앞두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는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고 했다. 새로운 변화의 파괴적 속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임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경제·사회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김동영 <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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