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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75호 2017년 11월 20일

뉴스

[뉴스 인 포커스] 자유계약선수와 구단간의 뜨거운 ''몸값 협상''

내년 시즌을 위하여

겨울이 다가온다. 따뜻한 곳을 찾는 시즌이다.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군불이나 난로 주변에서 온기를 즐긴다. 큰 난로(stove)를 만드는 주물 공장이 요즘 바쁘다고 한다. 스포츠 세계에도 ‘난로 시즌’이라는 것이 있다. ‘스토브 리그’가 그것이다. 정규 시즌처럼 겨울에도 야구를 한다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야구에서 말하는 스토브 리그는 정규 시즌이 모두 끝난 뒤 겨울에 벌어지는 선수와 구단 간 협상 시즌을 말한다. 난롯가에 모여 선수와 구단 경영진이 고민을 이야기하고 연봉을 협상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스토브 리그의 핵심은 자유계약선수(FA)의 협상이다. 프로 선수는 몸값으로 말한다. 팀을 운영하는 구단들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를 영입하고, 이전 시즌의 성적에 따라 연봉을 올리거나 깎는다. 노쇠한 선수를 방출하기도 한다. 스토브 리그를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다음 시즌 성적에 매우 중요한 이유다.

2016년 스토브 리그에선 자유계약선수(FA)가 21명이나 됐다. 이들이 각 구단과 맺은 금액은 776억2000만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한국 야구가 성장하면서 자유계약선수의 몸값도 많이 커졌다. 올해 자유계약선수는 2016년보다 적은 14명에 불과했다. 계약 총액은 703억원에 그쳤지만 1인당 총액은 훨씬 늘었다. 구단이 놓치고 싶지 않은 대형 선수가 많았던 탓이다.

롯데 이대호 선수가 연봉 ’킹‘

자유계약선수 중 몸값 1위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선수다. ‘계약 기간 4년, 150억원 계약(연봉 37억5000만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스포츠 선수 중 최고 몸값 선수로 등극했다. 2위는 최형우(기아 타이거즈)로 ‘4년, 100억원(연봉 25억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100억원대 계약을 맺었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협상에선 자유계약선수의 몸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황재균은 KT 위즈와 최근 ‘4년간 88억원’을 받는 계약에 서명했다. 황재균 이외에 FA 시장에 나오는 인원은 18명 정도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FA에 나오는 선수의 숫자는 적지만 전체 계약 총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거나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야구 시장의 크기에 따라 스토브 리그에서 계약되는 금액의 크기도 달라진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2017년 LA 다저스가 맺은 계약금액이 1억8798만달러(약 2101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쓴 부자 구단이다. 2위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1억8025만달러(약 2014억원)였다. 이들 팀의 선수 평균 연봉만도 600만 달러(약 67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크다.

구단들이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선수들에게 지불할까? 스토브 리그는 쌍방 협상이기 때문에 계약금액 자체에 선악 잣대를 댈 수는 없다. 선수가 높은 몸값을 요구할 경우 구단들은 실력과 향후 마케팅 전망을 고려해 ‘예스’ ‘노’를 할 수 있다. 선수도 자칫 너무 높게 몸값을 높였다간 무계약선수로 남을 수 있다.

높은 연봉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일명 ‘먹튀’ 논란이다. 높은 연봉으로 장기 계약을 한 선수의 성적이 계약 전보다 나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도덕적 해이’로 보는 이도 있다. FA 이전에 기록한 좋은 성적을 보고 계약했는데, 이적 후 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다. 부자 구단이 좋은 선수를 돈으로 쓸어가는 현상도 나타난다.

‘몸값 한다’ vs. ‘먹튀 논란‘

하지만 스타 선수들은 팬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관중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스타 선수를 보려는 팬들이 구름처럼 모여드는 사례도 많다. 선수 유니폼과 물품 판매에도 스타 선수들은 크게 기여한다. 스타 선수를 주축으로 팀이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몸값 이상의 경영성과도 나타난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인 포브스(Forbes)는 “구단의 입장권 판매수익, TV 중계권, 스폰서 수입, 각종 상표권료, 주차장 수입, 야구교실, 구장 내 레스토랑 운영, 유니폼 판매 등 모든 형태의 수입(구단 가치)이 연봉 총액보다 높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썼다. X축에 연봉 총액, Y축에 구단 가치를 놓고 그래프를 그린 결과 연봉 총액이 늘어날수록 구단 가치 총액도 늘어나는 우상향 직선 그래프가 나타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팬을 위한 서비스가 연봉으로, 그리고 구단의 가치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고 연봉 1, 2위가 포함된 롯데와 기아의 관중 수는 2017년에만 100만여 명 이상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관중 수는 2013년 644만여 명에서 2015년 736만여 명, 2017년 840만여 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승엽, 이대호 선수 등 스타들이 국내 리그로 복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김형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starhaw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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