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남녀 간 분쟁 공간 된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소통 광장이 남녀 간 분쟁의 장소가 됐다. ‘베스트 청원’ 10개 중 성 평등 문제를 다룬 것은 총 4개다. 남성들은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가 있다며 ‘여성도 군대에 가게 해 달라’ ‘여성의 거주만 지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여성 1인 가구 임대료 감면 제도를 폐지하라’와 같은 청원을 올렸다. 여성들은 시댁 식구를 부르는 호칭이 과거 노비들이 주인집 식구를 부르던 명칭과 같다는 점을 들어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을 개선해 달라’ ‘아이는 어머니가 낳는데 성은 아버지 것을 따르는 것은 불공평하다. 출생 시 기본적으로 아이가 어머니 성을 따르게 해 달라’와 같은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생글기자 코너] 남녀 간 분쟁 공간 된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특히 이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청원은 ‘여성도 군대에 가게 해 달라’는 내용으로, 동참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청원에 관련된 기사가 올라오기만 하면 댓글 창은 양성 간 분쟁으로 끓어오르곤 한다. 여성들은 이미 많은 불평등을 겪는 상황에서 군대까지 가게 하는 건 말도 안 되며, ‘너네도 당해 봐라’는 식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남성들은 이에 대해 ‘너네도 당해 봐라’는 식이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해 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여자도 국방의 의무에 동참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 모두는 국가에 대해 일정한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대표적인 사회 참여 수단 중 하나인 청원도 그 권리의 일부다. 문제는 이 권리의 실현이 점점 성별 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과 성 평등주의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에 맞서 남성들도 자신들이 받는 역차별에 대해 호소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로 인해 어느 정도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 모두 동등한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서로 배려하고 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나영 생글기자(영신여고 1년) kkim927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