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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68호 2017년 9월 18일

한국경제 이끄는 기업, 기업인

[한국경제 이끄는 기업·기업인]<29> 미래에셋 박현주… 금융의 새 시대 열다

‘백할머니’를 만나다

미래에셋을 세운 사람은 박현주다. 그는 1984년 내외증권연구소라는 초보적 형태의 투자자문사를 여는 것으로 금융업에 첫발을 디뎠다. 당시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주식투자를 직접해보기 위해 집에서 목돈으로 보내준 학비와 하숙비로 벌인 일이다. 이때 박현주의 멘토가 된 사람은 명동의 큰손 ‘백할머니’였다고 한다. 당시 대다수 주식투자자는 감이나 루머에 의존해 주식을 사고팔았는데 특이하게도 백할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유망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2년이고 3년이고 묵혀 뒀다가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큰돈을 벌곤 했다. 요즈음 말하는 ‘가치투자’를 그 당시부터 하고 있었던 셈이다. 박현주는 백할머니에게서 가치투자를 배웠다.

1986년에는 내외증권연구소의 문을 닫고 동양증권에 입사했다. 1988년엔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독특한 영업전략으로 약정실적 전국 1위를 달성했다. 그의 주변에는 많은 직원이 모였고 ‘박현주 사단’이라는 이름까지 등장하게 됐다.

증권사 거쳐 창업투자사 설립

1997년에는 동원증권을 나와서 투자자문사인 미래에셋창업투자를 설립했다. 박현주 사단의 멤버 상당수가 창업에 동참했다. 창업 직후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미래에셋에는 오히려 기회였다. 채권에 200억원을 투자해 50억원을 남겼고 벤처기업 ‘다음’에 24억원을 투자한 것이 1000억원으로 커져서 돌아왔다. 가치투자가 빛을 발한 것이다.

1998년 법이 개정돼 간접투자가 허용됐다. 즉 남의 돈을 맡아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박현주는 ‘박현주 1호’라는 한국 최초의 뮤추얼펀드 상품을 출시해서 성공을 거뒀다. 본격적인 ‘펀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전까지 일반 국민에게 주식은 너무 위험한 투자처였다. 펀드 시대가 열림으로써 일반인도 전문가에게 맡겨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박현주는 한국인의 자금 운용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사람이다.

펀드로 성공을 거두자 그는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투자처를 해외로 넓힘으로써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리기 위함이었다. 수익을 낼 기회도 많아질 것이고 분산 투자를 통한 위험의 흡수도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만 투자할 경우 고령화로 인해 수익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위험이 있다. 인구가 증가하거나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에 투자한다면 그 같은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인재를 모아 2003년 홍콩에 ‘Mirae Asset Global Investment Ltd.’라는 투자자문사를 세웠다. 이제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꾸준히 확대돼 2017년 현재 대만, 몽골, 브라질, 미국, 영국 등 14개국에 걸쳐 있다. 사업이 이처럼 글로벌화되다 보니 1년에 5~6개월은 해외 사업을 돌아보며 지낸다고 한다.

미래에셋대우, 금융기업 스타

2015년 12월 박현주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낸다. 산업은행이 관리 중이던 KDB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대우로 재편했다. 이로써 미래에셋그룹은 고객 자산 360조원 규모의 거대 금융기업이 됐다. 제조업에서 정주영과 이병철 같은 창업자들이 이룬 위업을 박현주는 금융업에서 이뤄내는 꿈을 꾸고 있다.

고령화 덕분에 투자자금이 넘쳐나는 시대다. 개인퇴직연금, 국민연금 등 이런저런 형태로 국민들이 보유한 투자자금이 400조원을 넘지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해서 수익을 낼 기회가 많지 않다. 박현주는 새로운 지역,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공언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의 약속과 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 기억해 주세요

박현주는 대학 재학 중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다. 수업시간에 집에서 보내준 학비와 하숙비로 주식투자를 했다. 증권사에 취직한 그는 독특한 영업전략으로 약정실적 전국 1위에 올랐다.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고 이것은 ‘박현주 사단’이 됐다. 펀드 시대가 열리자 그는 ‘박현주 1호’라는 상품을 내놨다. 대성공을 거뒀다. 20년의 시간 동안 박현주는 금융투자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김정호 <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kim.chungho@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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