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지난해 9월9일 5차 핵실험 이후 1년 만이다.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50~100kt으로 5차 실험 때보다 5~10배나 강하다고 한다. 북한이 이번에는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이용해 만들고, 수소탄은 분열 후 다시 융합하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다. 따라서 수소탄을 만드는 데는 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파괴력은 원자탄의 최대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이번 핵실험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중대한 도발로 여겨지는 이유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점점 강화하는 것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 지금의 독재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서다. 국제사회가 제재 수위를 아무리 높여도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한국 미국 일본은 사상 유례없는 강경 제재와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과 개인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는 북한의 생명줄 격인 원유 공급을 끊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일도 이런 제재에 공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미온적이다.

북한 핵무장의 1차적인 당사자는 물론 우리나라다. 자칫 북한의 ‘핵 인질’이 될 수도 있는 비상상황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이를 억제할 독자적 수단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일각에선 지금도 북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주장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대화를 거부하며 핵무기를 발전시켜 이젠 실전에 배치할 단계까지 왔다. 북한과의 대화론이 북이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북핵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도 경계해야 하지만 지나친 안이함이나 불감증은 더 큰 문제다. 남의 집 일이 아닌 것이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