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와 ‘작은 정부’를 핵심 가치로 삼는 자유주의 경제학은 오늘날 많은 국가의 발전을 가져온 사상적 토대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경제적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번영을 이끈다고 믿는다.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영국의 대처리즘, 독일의 라인강 기적 등이 모두 그런 성공 사례들이다.

자유주의 경제 석학들의 대표적인 모임으로 ‘몽펠르랭소사이어티(MontPelerin Society·MPS)’라는 것이 있다. 1947년 스위스 몽펠르랭에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주도로 결성된 이 모임은 냉전시대 공산주의·사회주의 이념과 치열하게 맞섰고, 냉전 후엔 케인스주의 등과 경쟁하며 자유주의 경제학의 본진(本陣) 역할을 해왔다. 올해로 70년이 된 MPS 총회가 한국에선 처음으로 지난 8~9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대선과 맞물린 이번 MPS 서울총회에서 세계 석학들은 한국 경제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제언을 쏟아냈다. 이들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한국이 국가주도형 성장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경제적 자유’로 저성장의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저성장은 ‘큰 정부’가 만든 규제와 높은 세율 때문”(야론 브룩 미국 에인랜드연구소장)이며, “규제 개혁과 감세 정책이 경제성장의 핵심 포인트”(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라는 진단이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젊은 층은 창업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만 꿈꾼다”(랜덜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 한국·일본 담당관)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복지국가만 세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정치인들의 말은 결코 이룰 수 없는 약속”(페드로 슈워츠 스페인 카밀로호세셀라대 교수)이라는 경고도 주목받았다.

MPS 서울총회에서 ‘경제적 자유가 없다면 민주주의도 없다’고 강조한 자유주의 석학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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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