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제조업 부활이 '지렛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탄탄
[뉴스 인 월드] 세계경제 동반성장
글로벌 경제가 ‘성장의 동조화(synchronization)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제 역할을 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도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미국의 힘겨운 독주를 예상했던 지난해 말 전망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美 물가 목표치 2% 돌파

[뉴스 인 월드] 세계경제 동반성장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마이크 파일 거시경제리서치센터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Fed) 목표치인 2%를 5년 만에 돌파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째 완전고용 수준인 5%를 밑돌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 상태”라고 평가했다. 적절한 성장과 안정된 물가를 보여주는 이상적인 상태라는 뜻이다.

중국도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키며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를 기록하며 반등 신호를 보이더니 올 들어 발표된 각종 지표 모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수입 증가율(달러화 기준)은 작년 12월 3.1%에서 올 1월 16.7%, 2월 38.1%로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도 지난 2월에는 7.8%까지 치솟으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우려를 잠재웠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활기도 뚜렷하다. 유로존 실업률은 지난 2월 9.5%로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독일은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긴축을 검토할 정도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의 골칫거리였던 스페인도 올해 성장률 목표를 2.5%에서 2.8%로 높여 잡았다.

일본·유럽까지 회복세 확산

글로벌 경제가 같은 성장 모멘텀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의 배경에는 각국의 제조업 경기 부활이 자리 잡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등에 업고 실물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전국 1만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분기 연속으로 기업의 체감경기가 개선된 것이 단적인 예다.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 대형 제조업지수는 작년 말보다 2포인트 상승한 12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제조업 분야는 업황지수가 작년 말 1에서 올 3월에는 5로 껑충 뛰었다. 2007년 6월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11엔대를 유지하는 ‘엔저 효과’로 자동차 수출이 늘고, 글로벌 해운시황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운수업 관련 기업 사정도 좋아지고 있다.

유로존 실업률 최저 수준

유로존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정보 제공회사 IHS마켓이 집계한 유로존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2로 전달(55.4)보다 상승했다. PMI가 50 이상이면 향후 경기가 확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던 이탈리아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유로존 내 제조업 생산 비중이 15%로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3위다. 중국도 지난달 제조업 PMI가 51.8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닝 시즌을 앞두고 있는 미국은 S&P500 기업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이 5년 만에 최대인 7.2%를 기록할 것으로 팩트셋은 전망했다.

뉴욕=이심기/도쿄=김동욱/베이징=김동윤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