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공략하기 (15) - '소리적기'와 '형태적기'

[영·수야! 놀자]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한글맞춤법은 ‘우리말을 쓸 때 이렇게 통일해 적자’는 약속이다. 명칭은 법이지만 국회에서 통과된, 강제력을 띠는 법률(law)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고시하는 일종의 사회적 규칙(rule)이다.

한글맞춤법은 모두 57개 항으로 돼 있다. 항목은 많지 않지만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분량이 만만치 않다. 항마다 붙임과 단서 조항이 있다. 게다가 부록으로 문장부호 용법까지 포함하고 있어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큰 줄기를 이루는 원칙이 있다.

맞춤법을 규정하는 기본정신은 총칙 제1항에 담겨 있다.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①소리대로 적되, ②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한글맞춤법의 비밀을 푸는 두 열쇠인 셈이다. 하지만 이 말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려고 해서는 의미 파악이 쉽지 않다.

우선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는 말은 곧 말을 발음 나는 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이른바 ‘소리적기’ 원칙이다. 가령 구름이나 바람, 하늘, 나타나다, 예쁘다 따위의 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된다. 이를 음소주의라고 한다.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혀 적는다는 뜻이다. 이는 ‘형태적기’를 말한다. 우리말은 소리 나는 대로만 적을 수 없는 것이 많다. ‘바람’에 조사가 붙으면 [바라미, 바라믈, 바라메, …] 등으로 발음이 흘러내린다. ‘꽃’은 [꼬치, 꼬츨, 꼬체]로 바뀌고 합성어에서는 [꼰나무(꽃나무), 꼰노리(꽃놀이), 꼰망울(꽃망울)] 등으로 발음이 변형된다.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면 뜻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형태소의 본래 모양을 밝혀 똑같이 유지하도록 했다. 이를 형태주의라고 하고, 이는 맞춤법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대원칙이다.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 공포한 이래 우리말 정서법은 역사적으로 소리적기와 형태적기가 충돌해 왔다. 물론 ‘33년 통일안’에서부터 지금까지 기본적인 흐름은 줄곧 형태주의 원리를 토대로 음소주의를 절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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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형태주의를 바탕으로 한 맞춤법이 일반인에게 어렵게 느껴져 소리 나는 대로 적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1954년 7월 이승만 정부에서 급기야 ‘한글 간소화안’을 발표했다. 음소주의, 즉 우리말을 소리대로 풀어적는다는 게 핵심이었다. 예를 들면 ‘높이’를 ‘노피’로, ‘실없다’는 ‘실업다, 실업서, 실업스니, …’ 식으로 적는 방안이었다. 이런 급격한 개혁안이 나오자 국어학자는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 대대적인 반대여론이 일었다. 탄원과 청원이 잇따랐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는 등 커다란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른바 ‘한글파동’이다. 2년여를 끌어온 한글파동은 1955년 이승만 대통령이 ‘없던 일로 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함으로써 가라앉았다. 1988년 개정 고시된 현행 맞춤법은 소리적기와 형태적기라는 두 원칙을 절묘하게 조합해 놓은 것이다.

Story…이야기와 층과는 무슨 연관이?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등 대학과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등 대학과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Lastly, she pictured to herself how this same little sister of hers would, in the after-time, be herself a grown woman;
마지막으로 앨리스의 언니는 예쁜 숙녀로 자란 앨리스를 상상해 보았다.

and how she would keep, through all her riper years, the simple and loving heart of her childhood:
아마 앨리스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천진함, 그리고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간직하리라.

and how she would gather about her other little children, and make their eyes bright and eager with many a strange tale, perhaps even with the dream of Wonderland of long ago:
어린아이들을 모아 놓고 자신이 경험한 이상한 나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더 반짝이게 할 것이다.

and how she would feel with all their simple joys, remembering her own child-life, and the happy summer days.
또한 어린 시절의 행복한 여름날을 회상하며 아이들의 슬픔도 즐거움도 함께 나눌 것이다.

윗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가끔은 동화 속 세상을 꿈꿔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야기와 관련된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story라고 한다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야기’라고만 외웠던 story에 ‘층’이란 뜻도 있답니다. 과연 층이랑 이야기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영·수야! 놀자]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중세 유럽 사람들은 건물 벽에 풍경화를 그린다든지, 전설을 담은 이야기를 새기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또 교회의 각 층마다 벽에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을 그렸답니다. 하나의 층마다 하나의 이야기. 이제 왜 story에 ‘층’이란 뜻이 있는지 아시겠지요?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a house of one story란 영어 표현을 보시면 ‘뭔가 사연이 있는 집’이 아닌 그냥 ‘단층집’ 정도로만 해석하시면 됩니다.

또 우리가 ‘소설’이라고만 알고 있던 단어 novel에도 ‘새로운’ ‘참신한’이란 뜻이 있답니다. 생각해보면 ‘소설’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를 가리키는 단어잖아요? 그래서 a novel idea가 ‘참신한 생각’이고, a novel design이 ‘기발한 디자인’이란 뜻이 되는 것이랍니다. 참고로 ‘초보자’를 뜻할 때 beginner 대신 novice란 단어를 쓸 수 있답니다.

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외래어처럼 쓰이는 ‘로맨스(romance)’라는 단어에도 ‘꾸며낸 이야기’라는 뜻이 있답니다. 모 외고에서 시험 문제로도 나온 표현이기 때문에 그저 ‘연애 소설’이라고 무시하고 외우시면 절대 안 됩니다.

아시죠? 반드시 단어는 문장 속에서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