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간다를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우간다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은 우간다의 가까운 친구이자 새마을운동의 동반자로 항상 그 길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우간다에서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것은 불과 7년 전인데 벌써 30개의 시범마을이 생겨날 정도로 새마을운동의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새마을운동은 아프리카·아시아 국가들 중심으로 ‘경제성장·환경개선의 모델’이 되고 있다.

개도국으로 확산되는 새마을운동

[Cover Story] 세계로 나가는 새마을운동…개도국들 "성장모델 벤치마킹"
박 대통령이 최근 국빈 방문한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 선도적인 새마을운동 국가다. 우간다에서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건 7년 전이지만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새마을지도자 양성기관인 농업지도자연수원(농지원)을 개원했다. 농지연은 캄팔라 남서쪽 52㎞ 떨어진 음피지주 캄필리기가 마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농지연은 연수원 부속 시범 농장 운영을 통해 농업 소득증대 기법을 개발 전수할 계획이다. 또한 우간다는 음피지, 마라차 등지에 30개 새마을시범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새마을운동 정신인 근면, 자조, 협동을 언급하며 “새마을운동 정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실행했다는 데 한국의 위대함이 있다”고 말했다. 우간다는 몽골, 콩고, 네팔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현지에서 새마을중앙회를 설립해 동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의 메카로 불린다. 현재까지 우간다인 150여명이 한국을 방문해 새마을 연수를 받았고, 새마을 연수 수료생이 중심이 돼 전국 15개 군 50여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과 새마을운동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은 에티오피아도 농촌개발을 위해 한국형 새마을운동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는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새마을운동이 농촌개발사업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산림조성, 농촌 및 농업개발, 지하수 개발 등에서 한국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받고 싶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르완다, 케냐,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대다수 국가는 농어촌개발에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하고 있다.

농어촌·산림녹화 등 ‘롤모델’로

[Cover Story] 세계로 나가는 새마을운동…개도국들 "성장모델 벤치마킹"
현재 새마을시범 마을을 조성하고 있는 곳은 10여개국 30여개 마을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등이 새마을운동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는 농어촌개발, 관개시설 개선, 도로 정비, 산림녹화 등에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을 적극 접목해 주민 자치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직은 새마을운동이 전파되지 않은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정부 주도의 새마을지도자 육성으로 농어촌 전역으로 새마을운동을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개발도상국들이 연수를 위해 한국에 파견하는 새마을운동 지도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2013년 출범한 새마을세계화재단은 개도국에 새마을운동을 확산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재단은 UN,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등 국제기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지구촌 빈곤 퇴치와 새마을운동 전파의 핵심 역할을 하는 민관 협력기구다. 경상북도가 주축이 된 이 재단은 해외 새마을운동 거점 구축을 위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국가 곳곳에 새마을 연구·보급 센터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새마을운동 전문가 육성에 자금을 지원하고 르완다,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추진 중인 새마을 조성사업 마을도 꾸준히 늘려간가는 계획이다.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아프리카·동남아시아 개발국가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마을운동은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 국가 지도자는 ‘코리아 홍보맨’ 역할을 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확산은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대한 개발국가들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그만큼 기업 마케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개도국에서 모범사례가 나오면 새마을운동은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시니어 및 주니어 봉사단원을 리더로 양성해 개도국에 파견, 새마을운동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해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정착시키고 시범마을 조성으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새마을운동 배우자"…지난해 외국 공무원 등 600명 방한

지난달 30일부터 6월1일 3일간 경북 경주에서 ‘제66차 UN NGO 컨퍼런스’가 열렸다. ‘세계시민교육 UN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 컨퍼런스에서는 UN 공보국이 새마을특별라운드테이블과 새마을시민교육워크숍을 공식 승인해 새마을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세계 100여개국에서 3000여명이 참석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려고 한국을 찾는 외국 공무원 및 새마을운동 지도자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에는 가나, 케냐, 우간다, 튀니지, 잠비아, 파나마,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아프리카·중남미 관계자 40여명이 합동 새마을연수를 받은 것을 비롯해 인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관련 공무원이 대거 연수에 참가했다. 2014년에는 베트남에서 330명, 필리핀에서만 210명이 한국에 와서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2015년에도 600명을 넘는 해외 중앙·지방 공무원, 주민, 관계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새마을 교육을 받았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새마을봉사자의 해외 파견 사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2010부터 2015년까지 해외에 파견된 봉사자는 아프리카 5개국, 아시아 6개국 등 모두 419명에 달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