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인    생글기자
(목운중 2년)
양정인 생글기자 (목운중 2년)
'프리코노믹스'를 아십니까?

2009년 일본 도쿄의 긴자 거리에 수천 명의 사람이 줄을 섰다. 무엇인가를 받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일본에서 유명도가 높지 않았던 프랑스의 주얼리 브랜드인 모브생이 긴자 거리에 점포를 냈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선착순 5000명에게 큐빅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모브생의 전략은 더 이어졌다.

프리코노믹스란 공짜라는 뜻의 free와 경제학을 뜻하는 economics의 합성어다.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자신의 저서 《메이커(Makers》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프리코노믹스는 일반 공짜 마케팅과 다르게 공짜를 통해 2차 수익을 창출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질레트사의 창업자 킹 질레트가 분리형 면도날과 면도기를 개발하였지만 너무 혁신적인 제품이어서 당시 큰 환영을 받지 못하였다. 질레트는 공짜로 면도기를 나눠주는 창의적인 마케팅을 해 성장했다. 지금의 질레트사가 그때 설립됐다. ‘면도기-면도날 수익 모델’은 이때 만들어졌다.

통신사들의 공짜폰 전략도 여기에 해당한다. 공짜 폰을 이용해 일정 기간 약정을 맺고 지속적인 통신비로 이익을 취한다. 화장품 회사들이 소비자에게 무료 샘플상품을 나눠준 뒤 그 제품을 구매하게 한다. 프리코노믹스가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판매하는 제품의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는지, 둘째 무료로 나눠주는 서비스나 재화의 한계비용이 수익에 무리를 주지 않는지 여부다. 두 가지 중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적자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이 사람의 본성을 자극하고 있다. 공짜경제가 확산하는 배경으로는 인간의 공짜 선호 심리, 실질적 구매력 약화, 그리고 기술 발전에 따른 한계비용 감소 등이 있다. 인간이 공짜를 선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성이며, 기술 혁신과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면 계속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한계비용이 감소한다.

실제로 한계비용은 반도체, 스토리지, 통신기술 등의 발전으로 인해 사실상 ‘한계비용 제로’ 시대로 가고 있다. 미래의 마케팅은 이처럼 사람의 본성을 활용한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정인 생글기자 jin020811@naver.com

풀리지 않는 의혹, 미제 사건과 공소시효

추효빈  생글기자
(KML 고교 11학년)
추효빈 생글기자 (KML 고교 11학년)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 있다.”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친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 금토 드라마 ‘시그널’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연출과 각본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회와 2회를 통해 경찰은 15년 전 ‘김윤정 납치 살해 사건’의 진범을 잡고도 공소시효 만료로 그를 처벌하지 못하는 장면을 그린다. 이를 계기로 여론이 일었고, 국회는 서둘러 공소시효를 폐지해 버린다. 여기서 제작진은 그들의 기획 의도에서 장기 미제 사건을 끄집어내며 국민에게 공소시효에 대한 종을 울렸다.

1999년 학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7살 소년 김태완 군은 골목길에서 괴한으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했고, 이로 인해 얼굴과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김군은 결국 49일 만에 사망했다.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15년 후의 공소시효 만료일이 다가오자 유족과 시민단체는 탄원에 나섰고, 이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그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태완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게 되었다.

공소시효란 어떤 범죄 사건이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형벌권이 소멸하는 형사시효의 하나이다.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극악범죄의 공소시효는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됐고 지난해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일명 ‘태완이법’으로 공소시효는 영원히 폐지되었다. ‘김태완 사건’을 계기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극악범죄의 범인들을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완이법은 2000년 이후 발생한 사건들부터 적용된다. 그럼 공소시효가 완성된 다른 범죄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잊혀져 간다.

“난 기억할 겁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요.”

드라마 속의 분노한 박해영(이제훈) 경위와 이재한(조진웅) 순경이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아픔, 슬픔이 없는 범죄는 없다. 비록 미제 처리된 범죄들이 사람들에게서 잊힐지라도 유가족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범죄는 어떤 이유에서든 근절되어야 한다. 공소시효는 사라졌지만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기억에 범죄는 생생히 살아있다. 태완이법을 시행하기 위해 유가족과 많은 시민단체가 싸웠고 이에 이 법은 많은 의미를 담는다. 하지만 2000년 이전의 사건은 진범이 잡힌다고 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추효빈 생글기자 aves.choo17@gmail.com

2000엔, 20달러 있는데 2만원은 왜 없나

조유상 생글기자
(김천고2년)
조유상 생글기자 (김천고2년)
설날에 세뱃돈을 받는 학생들은 즐겁지만 그것을 주는 어른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직장인 728명을 대상으로 ‘설날 세뱃돈’에 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녀 직장인들은 평균 20만1456원을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1만원을 주기에는 물가가 올랐고 5만원을 주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지폐 한 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2단위 액면 동전이나 지폐가 전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웃인 일본과 중국도 동전은 2단위가 없지만 지폐로는 2000엔, 20위안이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일반 현금은 50달러, 100달러보다 20달러가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만원권은 몰라도 2만원권 발행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가능성은 미미해지고 있지만 ‘1·2·5’ 화종 체계 도입에 관해서는 득실이 엇갈린다.

2만원권이 발행되면 우선 국민의 현금거래 편익이 증가할 수 있고 제조비용이 가장 높은 5만원권 발행 비율을 낮춰 화폐 제조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5만원권 환수율이 40%대로 매우 낮은 이 시점에서 시중 현금 유동성을 높이려면 10만원권보다는 2만원권 도입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그동안 유지해온 ‘1·5’ 화폐 액면 체계에 익숙해 2만원권 도입이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금융권 전산시스템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환의 매개 수단인 화폐의 신권 발행을 위해서는 국민의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조유상 생글기자 choyusang@naver.com

소설 '오만과 편견'은 삶의 태도를 알려준다

장다연    생글기자
(동명여고 3년)
장다연 생글기자 (동명여고 3년)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을 오만이라고 한다.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편견이라 한다. 이런 오만과 편견이 어떻게 융합하여 이야기로 만들지 궁금해졌다. ‘오만과 편견’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이러하다. 시대는 18세기 말 영국 산업혁명 시기로 추정할 수 있다. 영국 하퍼드셔에 살고 있는 베넷 부부에게는 다섯 명의 딸이 있다. 이 이야기는 다섯 명의 딸 중 제인과 엘리자베스에게 초점을 두고 흘러간다. 아름다운 얼굴과 동시에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제인과 매력적이고 자존심 강한 성격을 가진 엘리자베스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다.

하퍼드셔라는 작은 마을에 젊은이 둘을 가진 빙리 일가가 이사 오게 된다. 부유하지만 허세가 없고 활달한 성격인 빙리는 첫째 제인과 무도회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빙리가 갑작스레 런던으로 떠난다. 빙리와 제인 사이에 흘렀던 미묘하면서도 헷갈리는 풋사랑의 관계는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고 만다.

엘리자베스는 빙리의 친구이며 훈훈한 얼굴의 소유자인 다아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다아시의 거만함, 즉 오만함을 보게 되면서 그를 적대시하고 경멸하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언니 제인이 빙리와 멀어진 채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에 더욱 분노하여 다아시의 청혼을 거절하게 된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오해를 풀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한다.

내막을 자세하게 편지로 풀어서 설명한다. 편지를 읽은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섣부른 편견에 치우쳤음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된다. 결국 남자의 오만으로 인해 여자는 편견을 갖게 되었다. 오만과 편견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이 아닐까. 오만과 편견은 역설적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뜻이다.해소되지 않은 오만과 편견은 사랑의 큰 걸림돌임은 물론이다. 문학 소설은 그저 문학 소설로만 감상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만들게끔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다연 생글기자 shori9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