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 단축,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생글기자 코너] 학제 단축,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최근 학제 단축이 논란이 됐다. 청년층의 사회 진출이 늦어져 저출산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 6-3-3-4로 돼 있는 정규교육 과정의 학제를 1~2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의 구상에 의하면 초등학교를 6년제에서 5년제로, 중·고등학교 6년을 5년제로 줄이게 된다. 청년층이 1년이라도 사회에 일찍 진출하게 된다면, 그만큼 일찍 결혼하게 돼 자녀를 더 많이 낳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 논리가 과연 현실에서도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자녀 한 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는 데 약 2억원이 든다고 한다. 자녀를 낳으려면 우선적으로 이 2억원을 댈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요즘 청년 세대는 어떤가. 한국 남성의 평균 취업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세에 비해 5년가량 늦다는 통계가 있다. 2년 동안의 군복무를 감안한다고 해도, 평균보다 3년이나 늦는 것은 그만큼 취업하기가 힘들다는 뜻밖엔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는 학제 단축을 한다고 해도 자녀를 낳기는커녕 일찍 결혼하는 것조차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삼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라는 신조어가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보자.

물론 30세 이전 기혼 여성과 이후의 기혼 여성 간 출산율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등의 통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늦는 것보다 여성이 일찍 결혼하지 못하는 더 큰 원인은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이루어지는 억압이다. ‘유리 천장’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승진은 힘들어지고, 아이 돌보기와 직장 일을 병행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치기 일쑤다. 이런 현실에서 청년층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닦달하는 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 우선적으로 취업난 해결과 기혼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제 단축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의 유아 발달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였다. 현재 만 5세 과정을 공교육화한다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만 6세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는 지금도 교육과정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어린이가 많다. 실제로 그 나이대는 공부를 하기에 적합할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학제단축을 비현실적인 방안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많이 나오고 있었다. 해결책 중 한 가지로 제시된 학제단축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는 기간을 줄이려고 하기 전에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지고 있는 모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부터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나영 생글기자(장평중 2년) kkim9272@naver.com

가정폭력은 증오를 낳는다

[생글기자 코너] 학제 단축,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빽빽한 일정에 지친 고등학생들에게 삶의 위안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연예인,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친구들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가장 크고 원초적인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존재는 따로 있다. 바로 집에 가면 따뜻한 인사로 안부를 건네는 부모님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부모님이 계신다는 기본적 조건 하에 살아간다.

모두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힘을 앗아갈 수도 있다. 주변의 모두가 거의 가지고 있는 조건을 배제한 채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왜 자신만 이렇게 사는지, 학업활동도 힘든데 왜 자신에게 힘을 주어야 할 가정이 자신을 오히려 힘들게 만드는지, 온갖 생각들이 항상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부모의 핍박 또는 무관심 혹은 폭력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성격에 그대로 반영한 채 우울한 사람으로 남을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면을 쓰고 씩씩한 척 살아갈 것인지는 그들 각자의 몫이다. 그렇지만 그들 마음속의 상처가 영구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대체로 상냥하고, 모두에게 친절하다. 이렇듯 사랑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증오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학대 속에 우울한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아이들은 사회성 결여, 심각하게 낮은 자존감 형성,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또한 수동적인 자기결정권 행사와 함께 주관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하며 매사에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자신의 아이에게 똑같이 주어 결국엔 자신도 같은 모습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대다수이다. 대부분 무기력하며,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를 비하하는, 어딘가가 뒤틀린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보통 루트를 따르지 않고 씩씩하게 상처를 가리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역경을 이겨내고 청소년기를 보내고, 부모가 되어서도 자신이 받은 상처의 깊이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에 자식을 사랑으로 대한다. 그렇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심각하다는 말로도 모자란 상처는 마음속 깊은 곳에 뿌리박혀 있다. 개인의 가치관 설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청소년기를 남들과는 다르게 보냈기 때문에 어느 순간 그 증오는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릴 때는 티를 내지 않고 꿋꿋이 지내오다가 성장한 후에 우울증, 공황장애, 심각한 대인 불신, 자기 혐오, 세상에 대한 분노 등에 시달리는 결과로, 부메랑처럼 그 상처는 돌아온다.

지금도 우리 주위엔 대다수의 사랑둥이들 속에서 가정에서 받은 엄청난 사랑의 결핍과 마음에 새겨진 아픈 상처를 티 내지 않고 대다수에 묻혀 평범하게 살아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노력하는 것 그 자체로도 매우 힘들 것이다. 보통 사람들과 자신은 다르다는 그 전제는 그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잔인하게 다가온다. 그들은 의식적으로 분명히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언젠가는 찾아 오게 될 증오의 연쇄에 두려워하고 있다. 사랑이 연쇄반응하는 세상을 만들자. 사랑의 힘은 증오보다 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궁솔 생글기자(대전 용산고 2년) nksory@naver.com

꽁꽁 얼어붙은 지역경제, 다시 살아나라!

[생글기자 코너] 학제 단축,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이번 겨울은 유난히 다른 해에 비해 포근하다. 강원도에는 매년 꾸준히 있었던 폭설 특보도 이번 겨울에는 찾아볼 수 없다. 가족과 함께 스노보드를 타러 스키장에 갔지만 눈도 오지 않고 날씨마저 포근해서인지 슬로프는 질퍽질퍽했다. 알펜시아와 용평스키장은 내후년에 개최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치러지는 곳이다. 올해 겨울처럼 2018년에도 눈이 오지 않으면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이번 겨울의 이상기후는 1950년대 이래 역대 3위의 슈퍼 엘니뇨 기후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수년마다 주기적으로 수온이 평소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겨울에 피지 않던 꽃이 피고 있다. 대표적으로 평균 2월 중순에 꽃 피는 복수초가 한 달이나 이른 1월8일 홍릉숲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강원도 겨울에는 얼음이 꽁꽁 언 강을 활용해 해마다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올해는 얼음낚시터가 얼지 않아 ‘홍천강 꽁꽁축제’와 ‘인제 빙어축제’와 같은 많은 지역축제가 취소되었다. ‘홍천강 꽁꽁축제’의 취소는 홍천군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대부분의 홍천 주민들은 농사를 통해 소득을 벌기 때문에 농사가 한가한 농한기에는 많은 주민들이 겨울축제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농산물과 음식을 팔면서 부수입을 번다. 축제가 계절적 실업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불경기에 겨울답지 않은 날씨 탓에 축제마저 없어 지역경제 침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인제군도 사정은 같다. ‘인제 빙어축제’는 매년 70여만명 규모의 관광객이 찾는 대규모 축제다. 재작년 빙어 축제에서는 500억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소양호 상류의 물이 없어 얼음벌판이 형성되지 않아서 개최하지 못했고, 올해는 이상기후로 개최하지 못해 2년 연속 축제를 열지 못한 주민들은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겨울 방한의류, 난방용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올해 매출이 뚝 떨어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먹거리인 호빵과 즉석어묵을 찾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날씨가 포근해서 얼음이 얼지 않은 대신 강원도의 지역경제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날씨가 빨리 겨울다워져서 스키장과 겨울 축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길 바라고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를 더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다행히도 ‘화천 산천어축제’는 1월9일부터 시작되었다. 축제가 1월 말까지 진행된다. 화천으로 오세요!

김태훈 생글기자(남춘천중 2년) kevinkim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