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성장률 3% 밑으로 떨어질 수도”
KDI “구조개혁 강력히 추진해야”


◆2016년 경제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시 내려잡으면서 내년도 전망치도 3.1%에서 3.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낮아지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면 내년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9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한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췄다. 또 내년 전망치를 3.1%에서 3.0%로 0.1%포인트 내렸다.

-12월10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내년 경제 성장률 3% 밑으로 떨어질 수도" 등
☞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는 나아질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이 내년 한국 경제 전망 자료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들 형편이 좋아지길 기원하지만 연구소들의 전망치는 이런 기대에 못미친다. 자칫하다가는 올해보다도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적지 않다.

정부가 세운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가 올해 2.6% 성장하고 내년에도 3.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3.0% 성장은 최상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2%대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3.1%)와 내년(3.3%) 성장률 전망치보다 모두 낮은 것이다. 왜 이처럼 KDI가 정부보다도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일까?

경제성장률은 GDP(국내총생산)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로 측정한다. GDP는 일정 기간(가령 분기나 1년)동안 한 나라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 생산물의 시장가치다. 즉 한 나라안에서 일정 기간동안 생산된 부가가치의 합계라고 할 수 있다. GDP는 △생산 △소득 △지출의 세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는데 생산의 합계와 소득의 합계, 지출의 합계는 일치한다. 이를 ‘국민소득 3면 등가의 법칙’이라고 한다. GDP의 크기는 그 나라 국민의 소득의 크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GDP를 국민소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생산, 소득, 지출의 세 측면 중 GDP를 계산하는 데 상대적으로 간편한 방식은 지출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경제주체들의 지출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GDP와 성장률을 산출, 발표하고 있다. 지출은 다시 △가계의 소비지출(C, Consumption) △기업의 투자지출(I, Investment) △정부지출(G, Government) △순수출(X-M, expoet - import)로 나눌 수 있다. 다시 얘기하면 가계가 많이 쓰거나, 기업이 많이 투자하거나, 수출이 늘어나면 GDP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소비나 투자, 수출이 부진하면 정부라도 지출을 늘려야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다.

KDI가 내년 우리 경제가 잘하면 3.0%, 못하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본 근거는 내수(소비지출과 투자지출)는 완만하게 회복되겠지만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5%로 올해(2%)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3.5%로 올해(5.2%)보다 하락하는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4%)보다 높은 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 증가율은 올해(0%)보다는 개선되지만 여전히 낮은 1.8%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하지만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IMF가 예상한 3.6%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세계경제 성장률이 금년(3.1%) 수준에 머물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은 2%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경제불안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G2(주요 2개국)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여파가 크게 나타나고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KDI 조동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2 리스크는 워낙 큰 리스크라 예단하기 힘들다”며 “국내 상황이 건전성을 잘 담보하고 있어야 해외 충격이 발생해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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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이같은 전망 아래 내년에 정부가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건전성을 높이고 구조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은 통화량을 늘리는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정부지출 구조조정과 세원 확대를 통해 재정수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부실 한계기업을 정리하고, 급증추세인 가계부채를 억제할 수 있도록 원금 분할 상환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 교수는 “기업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해야하는데 국회가 이를 촉진하는 법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만일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 2%대 성장률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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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中 경제 경착륙…내년 글로벌 경제 5가지 ‘블랙스완’

◆블랙 스완

내년에 세계경제를 충격에 빠뜨릴 수 있는 ‘블랙스완’으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중국 경제 경착륙, 글로벌 경기침체 재연, 미국의 소비침체,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지연 등 다섯 가지가 꼽혔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세계 경제를 위협할 블랙스완 차트’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이 29일 보도했다.

- 11월30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내년 경제 성장률 3% 밑으로 떨어질 수도" 등
☞ ‘블랙 스완(Black Swan)’은 말 그대로 ‘검은 백조’이다. 백조가 흰 새라는 의미인데 세상에 검은 백조(黑鳥)가 있을까? 그래서 블랙 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발생 가능성이 작은 만큼 실제 현실화되면 엄청난 충격을 초래한다. 미국 월가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저서 ‘검은 백조(The Black Swan)’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의 금융위기를 예언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그는 검은 백조의 속성으로 △존재 가능성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없는 까닭에 일반적 기대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관측값 △극심한 충격 동반 △존재가 사실로 드러나면 그에 대한 설명과 예견이 가능 등을 꼽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이 지난달 ‘2016년 세계경제를 위협할 블랙스완 차트’라는 흥미있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은행이 예측한 블랙스완 중 개연성이 가장 큰 것은 ‘브렉시트’다.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45%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브렉시트(Brexit)는 ‘Britain(영국)’과 ‘exit(탈출)’의 합성어로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한다. 이에 비해 그렉시트(Grexit, Greece + exit)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나라) 탈퇴를 뜻한다.

브렉시트는 EU의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하순 불거져 나왔다.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있어봐야 이익보다는 손해가 많기 때문에 차라리 EU에서 탈퇴하자는 것이다.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2017년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영국 정부가 아직 구체적으로 국민투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지만 내년 3분기를 유력한 시기로 예상했다. 만약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EU 전체의 분열로 이어져 ‘유럽 합중국’이라는 꿈은 깨어지고 유럽 경제 전반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또다른 블랙 스완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발생 가능성을 30%로 예측했다. 급격한 자본 유출과 금융권의 부실 증가, 인민은행의 부적절한 정책 대응이 신용경색을 불러오고, 주택수요 감소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붕괴 위험이 경기 추락의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경착륙은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의 위기로 이어져 글로벌 경기침체 재연이라는 또 하나의 블랙스완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