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 '신문·독서 읽기와 학업 성취도 및 취업' 발표
"교양 서적 꾸준히 읽는 것도 큰 도움"
[포커스] "신문 읽으면 수능성적 오른다"
신문을 읽으면 학업성취도 향상과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진이 2004년 당시 고교 3학년 4000명(일반계+전문계)을 11년간 추적 조사한 끝에 나왔다는 점에 매우 실증적이다. ‘신문·독서 읽기와 학업 성취도 및 취업’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직능원 채창균 선임연구위원팀 분석에 따르면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가정의 고교생들이 비구독 가구의 학생보다 수능시험에서 과목별로 표준점수가 6~8점 높았다. 모든 과목에서 일관되게 수능성적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연구팀은 강조한다. 언어과목의 경우 일간지 구독 가구 학생들의 수능 표준점수가 일간지를 구독하지 않은 가구 학생에 비해 7점 정도 높았다. 수리과목의 경우 6점, 외국어 과목은 8점 정도 높았다. 신문을 꾸준히 읽을 경우 어휘력, 분석력, 이해력이 좋아져 뇌가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교과목에만 집중하면 지루하고 단순해 뇌 전체가 활성화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포커스] "신문 읽으면 수능성적 오른다"
신문읽기는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재학 중 일간지를 구독했던 가구 출신의 자녀가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비율이 32%로 나타났다. 이는 일간지를 구독하지 않았던 가구 출신의 27%보다 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괜찮은 일자리’는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기업, 외국계 기업의 정규직을 말한다. 월평균 임금도 일간지 구독 가구 출신이 223만원으로 미구독 가구 출신의 213만원보다 10만원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청소년기에 집에서 신문을 읽는 습성을 키우는 것이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취업 성과를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비춰보면, 학교 신문수업도 생각보다 유익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많은 학교에서 요즘 NIE(Newspaper In Education)수업을 한다. 한국경제신문과 고교생 경제신문 생글생글을 위주로 여러 신문이 활용된다. 신문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요점을 정리해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해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한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개최한 ‘2015년 한경생글생글 NIE경진대회’에 작년보다 2배가 많은 150건이 출품된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신문 스크랩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장두원(연세대 국문 2년)·다연(동명여고 2년) 남매는 수상소감에서 “신문스크랩을 통해 개념을 확실히 파악하면 다른 공부에도 재미를 붙이게 된다”고 말했다. 신문스크랩은 단순히 신문에 난 기사와 사설 등을 오려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읽고 이해하고 정리하는 버릇을 들이게 돼 공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직능원 연구는 문학·교양 서적을 많이 읽은 학생도 추적했다. 연구진은 문학서적 독서량이 많아질수록 수능점수가 뚜렷하게 높아져 가는 것이 나타났다고 했다. 문학서적을 한 권도 읽은 않은 경우 수능 언어과목 표준점수가 83점에 불과했던 반면, 11권 이상 읽은 경우 103점으로 20점 정도 높았다. 수리과목에서도 표준 점수 격차는 8점 정도로 컸다. 외국어 과목은 12점에 달해 차이가 더 크게 났다. 직접 관계가 있어 보이는 언어 과목 이외에도 문학서적 독서량이 다른 과목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교양서적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양서적도 문학서적과 같이 비교한 결과, 수능 언어과목에서 표준점수 격차가 19점에 달했다. 수리 과목과 외국어 과목도 격차가 각각 9점, 13점으로 나왔다.

독서량과 구독비율도 조사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독서량이 많은 가구가 신문을 구독하는 비율이 높았다. 독서량이 적은 가정일수록 신문을 보지 않는 비율이 높았다. 자녀의 독서량과 가구의 일간지 구독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같은 수준의 독서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간지를 구독하는 경우 모든 과목에서 수능성적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읽기와 독서는 가정형편과 여건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학생 자신의 통제력과 기획력이다. 신문읽기와 독서는 1970년대처럼 어렵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매주 발행하는 생글생글은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면 무료로 구독해 볼 수 있다. 생글생글 홈페이지(sgsg.hankyung.com)에 가면 신청하기가 있다. 30부 이상을 선생님이 신청하면 된다. 학교의 도서구입비를 이용하면 일간신문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을 읽으면 사설, 기고, 경제, 산업, 국제 등을 폭넓게 공부할 수 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