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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477호 2015년 6월 29일

Book & Movie

[Book & Movie] 꼭 새겨둬야 할 36개의 경구…스스로를 교육하는데 도움이 되길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좋은 책을 ‘어떻게’ 읽느냐는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은 책일수록 그 책에 대한 해설서가 난무하고 ‘좀 안다’ 싶은 분들의 첨언이 여러 해를 지나며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사이비 해설서에 의해 그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참뜻을 왜곡하기 쉽다. 따라서 아직 어린 우리에게는 좋은 책을 선별하고, 어떤 시각으로 그 책을 읽어 내려갈지에 대한 길라잡이가 필요하다.

‘내 마음속 자유주의 한 구절’은 위와 같은 점에서 훌륭한 선생님이 돼준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지성인 36인이 제각기 마음속에 ‘경구’로 지니고 있는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구절의 출처와 읽을 때 느꼈던 감회 및 해석이 짧게 정리돼 있다. 이 책의 편저자인 소설가 복거일 선생님은 ‘단문의 시대를 위한 자유주의 독법’이란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글들이 점점 짧아진다. 논설이든 소설이든 점점 짧아진다(중략). 글들이 그렇게 짧아진 데엔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근본적 요인은 시간의 가치가 부쩍 커졌다는 사실이다(중략). 여기에 실린 잠언들은 시간을 내기가 정말로 어려운 우리 시민이 스스로를 교육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친절하고 담백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멘토 선생님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기분이 든다. ‘정치’나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같이 어려워 보이는 주제를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책은 ‘어떻게 현명하게 살아가면서 현상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36개의 조언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당신은 36명의 멘토를 갖게 될 것이다.

책에는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 자주 등장한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명언이 등장한다. 윤리 교과서에서 달달 외웠던 무위자연의 노장사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 자유주의가 차갑다고? 전체주의 왕국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탈북 여성의 절절한 고백도 들어 있다. 필자는 정치외교를 전공하는 여대생이다. 세상을 잘 모른다고 해야 할 나이다. 36개의 경구를 제시한 36명의 어른들은 깨우침을 준다. 공동 편저자인 남정욱 숭실대 교수님이 쓴 서문이 가슴에 와닿는다. “경구는 어떤 강제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배우려는 사람의 지적인 촉에 불을 지필 뿐이다.” 나의 촉에 불이 붙었다.

“네 맘속 자유주의 한 구절은 무엇이니”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나는 무엇이라고 대답했을까. 두 개 구절이 떠올랐다. 하나는 “운명은 가장 대담한 자들을 벗한다(마키아벨리 군주론)”며, 다른 하나는 “자유를 원하는 이들은 많으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들은 드물다(이승만 JAPAN INSIDE OUT)”다. 마키아벨리의 책 속에서 찾아낸 경구는 나에게 ‘20대의 패기’가 요구될 때 주문처럼 외는 구절이다. 이승만 경구는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볼 때마다 슬픈 마음으로 떠올린다. 지금 우리가 마치 공기처럼 누리고 있는 물질적 번영과 자유는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피눈물과 땀으로 만들어낸 위대한 유산이다. 우리 청년 세대는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에서 ‘세대 간 빚’을 지고 있다. 우리 세대는 우리 후대 세대에게 어떠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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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풀 때 사회의 자연발생적 힘을 이용하자”

어떤 경구가 담겨 있나


▷자유주의는 가장 높은 형태의 너그러움이다. 그것은 다수가 소수에게 양보하는 권리고, 그래서 이 행성에 울려 펴진 가장 고귀한 외침이다.
호세 오르테가 가세트 ‘대중의 반역’/복거일 소설가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신중섭 강원대 교수

▷우리의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가능한 한 최대한 사회의 자연발생적 힘을 이용하고, 가능한 한 최소한의 강제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의 기본원리는 무한하게 변용되어 적용될 수 있다.
하이에크 ‘노예의 길’/송상우 보현한의원장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장자 ‘변무편’/안재욱 경희대 교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비로소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진수 ‘삼국지’/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당장 눈에 띄는 효과에만 사로잡혀, 두고두고 나타나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대개 고약한 습관에 탐닉하게 된다. 본능을 이기지 못해 그러는 사람도 있고, 또 의도적으로 그러는 사람도 있다.
바스티아 ‘법’/조윤희 부산금성고 교사

▷진화하게 하라. 진화는 눈앞에 있는 것이다. 어떠한 목적을 가진 것도 아니며 먼 미래에 있는 것도 아니다. 진화는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복거일 ‘Laissez Evoluer(진화하게 하라)’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예전에는 대단히 애국적인 행동을 하던 사람이 지금은 덜 애국적인 또는 비애국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애국심이 예전보다 퇴락했다는 증거인가?
게리 베커/김영용 전남대 교수

▷민주적 공동체 시민의 첫 번째 의무는 스스로를 교육하고 시민적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이다. 선거권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이자 도덕적 책임이다. 투표자는 사실상 관직 보유자다. 즉 그의 관직은 최고의 관직이고 그것은 최고의 의무를 의미한다.
미제스 ‘관료제’/황수연 경성대 교수

▷인간이 국가를 자신의 천국으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에 국가는 이 땅의 지옥이 되었다.
횔덜린 ‘히페리온’/김행범 부산대 교수

▷투표함이 우리 국부를 증가시킬 수는 없다.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어딘가에 있던 것을 빼앗아다가 다른 누군가에 주는 것이다. 누군가가 그 돈을 받았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그 돈을 빼앗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스티아 ‘법’/조동근 명지대 교수

▷모든 사회주의자는 변장한 독재자다.
미제스 ‘인간행동’/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우리는 환경운동자들의 이해력이 낮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시는 촌락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자연을 사랑한다면서 자연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민보다 훨씬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종류의 문화는 도시에서 태어난다. 도시야말로 문화를 가능하게 하고 관람객을 만들어 낸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영국 속담/남정욱 숭실대 교수

▷역사결정론은 열린 사회의 적이다.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학원 교수

여명 < 숙명여대 정치외교 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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