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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474호 2015년 6월 8일

Book & Movie

[Book & Movie] 자본주의는 창의·혁신을 통한 기술진화로 인류를 빈곤에서 구출해냈다


드라마 정도전이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에서 정도전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 즉 민본(民本)의 나라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조선은 민본의 나라가 되지 못했다. ‘민본의 나라’는 세계 어느 왕정에서도 실현된 바가 없다. 인류 역사상 민본의 나라가 실현된 것은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된 자본주의 국가에서다.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되는 사회체제인 자본주의가 인류를 잘살게 만들었으며, 특정한 그룹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켰다.

자본주의가 도덕적인 사회를 만든다

미제스는 수많은 저서를 통해 자본주의만이 인류를 가난에서 구하고 풍요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유일한 길임을 역설하였다. 사회주의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제도이고, 사회주의 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파했다는 말이다. 정말로 그의 주장대로 사회주의 국가는 멸망하였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적당히 결합하여 제3의 길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주의로 가는 길일 뿐 결코 황금의 중용이 아님을 역설했다.

그의 사상이 잘 나타난 저서들은 ‘자유를 위한 계획’ ‘자유주의’ ‘사회주의’ ‘관료주의’ ‘인간행동’ ‘화폐 및 신용 이론’ 등이 있다. 나는 이 책들을 읽고 자유주의 경제학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왜 우리가 자유주의를 추구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자유주의자본주의시장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인류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은 사람, 대한민국을 그야말로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미제스의 저서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그 많은 책을 읽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것이다. 나는 ‘자본주의 정신과 반자본주의 심리’를 읽을 것을 권한다. 미제스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들이 이 책에 함축되어 있다.

제1부인 ‘현대 사상과 경제 정책’은 미제스가 1958년 아르헨티나를 방문하여 체류하면서 강연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난해하지 않다. 내가 대학 강의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독점에 관한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에 맡겨 놓으면 독점이 생기고 소비자가 그 독점에 의해 피해를 본다. 왜냐하면 거대 기업을 설립할 자본을 가지지 못한 사업자는 그러한 규모의 자본을 운영·유지하고 있는 사업자에 의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받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경쟁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여 이를 시정해야 한다.”

설득력 있게 들리는 질문이다. 이런 주장에 솔깃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이 주장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딱히 반박할 논거를 못 찾아 답답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 미제스는 철도회사의 예를 들며 기존 거대기업의 ‘독점’이 부질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과거 거의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철도회사들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세력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그들의 독점권에 대항하여 경쟁하는 일은 불가능한 듯했다. 운수분야에서 경쟁이 배제됐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이 분야에서 자기파멸의 단계에 도달하였다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간과했다. 철도회사들이 지니고 있는 힘이란 여느 수송방법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능력에 의존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철도회사의 기존 노선과 나란히 또 다른 철도를 가설하여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기존 노선만으로도 현존하는 수요에 충분히 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윽고 다른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철도회사의 경쟁상대로 버스, 승용차, 트럭, 그리고 항공기가 등장하여 승객수송 면에서 철도회사를 고전에 빠뜨렸고 마침내 재기불능 상태로 몰아넣었다.”

대다수 사람이 독점을 잘못 이해하는 이유는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원래 끊임없이 변하는 동태적 과정인데 시장을 정태적인 것, 구조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움직이는 물체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스냅 샷으로 찍어보고 물체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

자본주의가 가난을 이긴다

자주 받는 또 다른 질문은 자본주의가 ‘부익부 빈익빈’을 낳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공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어느 누구에게도 법적인 특권을 허락하지 않는 자유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을 보다 더 잘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는 친구에게 빌린 불과 수백달러의 자금을 가지고 지극히 짧은 기간에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대기업체를 키워냈다. 자본주의에서는 비록 당장 부가 불평등해 보이고 지금은 가난하다 할지라도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가난했던 사람도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잘살게 되고, 아무리 처음에 잘살았다고 할지라도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가난해지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이다. 오히려 사회주의, 집단주의, 연고주의가 만연해 있거나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심한 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낮은 계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경제 체제보다도 빈부의 차가 더 크게 되고 계층 간 이동이 어렵다.

유토피아에 대한 오도된 열정

제2부 ‘반자본주의 심리’는 자본주의가 인류의 삶을 크게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 사이에 반자본주의 심리가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계급이나 신분 사회에서 사람들의 삶은 태어나는 환경에 달려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신분사회, 계급사회는 귀족의 집안에서 태어나면 귀족의 삶을 살게 되고, 노예의 집안에서 태어나면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부족함이나 불행을 자신의 탓이 아닌 조상 탓, 즉 불가항력적인 힘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삶은 순전히 자기 하기에 달려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지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탓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망을 모두 다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변명을 찾는다. 자기보다 앞선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갖기 때문이다. 그는 적어도 자신보다 앞선 사람만큼 똑똑하고, 효율적이며, 근면한데 사악한 자본주의가 불행하게도 자기 같은 가치 있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부정직한 자, 파렴치한 불한당, 사기꾼, 착취자,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에게 보상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은 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의 운명을 원망하고 시기한다. 젊은이들은 ‘자본주의 정신과 반자본주의 심리’를 읽고 그릇된 사상을 더 나은 사상으로 대체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안재욱 <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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