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입논술 분석] 선택형 수능으로 혼란…지문 쉬워지고 경쟁률은 올라
올해 대입 논술경향 어땠나

서울 주요대학의 수시논술시험이 대부분 끝나간다. 올해 입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택형 수능의 영향으로 혼란이 크다. 논술 역시 그 영향에서 표류했다. 올해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들의 공통점은 우선 교과서 중심의 제시문이 출제되면서 ‘난해한 독해’에 대한 불만은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대학 논술문항을 사후에 점검해 공교육 과정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출제한 대학을 제재하겠다는 예고에 따른 것이다.

▨ 체감 난이도는 낮아져

난삽하고 독해가 어려운 지문을 출제하던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편하게 읽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지문을 출제한 반면 몇몇 학교는 기출문제를 답습하는 친절한 출제방식을 바꿔 문제 유형을 변경했다. 수험생들이 기출문제 중심으로 대비훈련을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북 자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생을 걸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쉬운 제시문 출제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낮아졌으나 입시에서 중요한 경쟁률은 오히려 더 올랐다.

지난해는 수능 이후 수시2차 논술고사에 응시하는 수험생의 비율이 60% 초반이었는데 학교별로 작게는 2%에서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는 선택형 수능에 따라 정시 지원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수시논술에 많이 몰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고려대 논술은 상당부분 작년 기출문제와 같은 유형으로 출제했으나 수리논술 부분에서 유형 변화를 시도해 난이도를 조절했다. 성균관대 역시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함으로써 학생들이 기출문제를 푸는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만, 인문계열 논술에서 분류의 기준이 제시문에 포함돼 있지 않은 재작년 유형으로 출제됐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 사이에 혼선이 있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해마다 출제유형을 변경해 평소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화여대 인문의 경우 ‘웃음’이라는 인문학적 주제, 사회의 경우 ‘빈곤과 그에 대한 대책’과 같은 사회과학적 주제를 출제했다.

[2014학년도 대입논술 분석] 선택형 수능으로 혼란…지문 쉬워지고 경쟁률은 올라
▨ 창의·분석·문장력 종합적 검증
논술은 독해력, 이해력, 분석력, 창의력, 문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일각에서는 제시문이 쉬워져 이번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제시문이 쉬워지면 논술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요소도 달라진다. 독해력 이해력을 중심으로 채점하는 방식에서 창의력에 방점을 둬 합격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서울대 정시논술은 제시문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제시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제시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독해력보다 내용 이해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 서울대 논술은 이해력, 독해력, 표현력의 보다 창의성의 비중이 높다. 특히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을 통해 여러 관점에서 제시문과 논제의 쟁점을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다.

단순 제시문 분석을 넘어선 내용을 관통하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연관된 주장,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4시간 동안 4000자의 논술을 작성해야 하는 부담 역시 적지 않다. 긴 시간 장문의 내용을 무리없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유지하기 위한 훈련도 필수적이다.

서울대 논술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사라지지만 연고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대학의 논술 출제경향은 올해부터 서울대 출제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내년 각 대학의 논술선발인원은 줄었지만 우선선발이 사라짐으로서 수시논술 합격의 문은 더 넓어졌다. 달라진 부분을 잘 살펴 차분하고 성실하게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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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 변경으로 유·불리 달라져…수능 상위권 불리…중상위권엔 기회

내년 대입논술 준비 어떻게…
[2014학년도 대입논술 분석] 선택형 수능으로 혼란…지문 쉬워지고 경쟁률은 올라
2015학년도 입시가 확 바뀐다. 선택형 수능이 폐지되고 서울대 문이과 교차선발과 정시 논술 폐지를 시작으로 수시 논술고사 선발인원 감소와 우선선발 폐지 영향으로 학생부 전형과 정시 선발인원이 늘어나는 등 올해와 달라진 점이 많다. 특히 논술은 수시 4대 주요 전형에 포함됐다가 다시 논술고사 폐지안이 나오는 등 부침이 있었다. 최근 윤곽이 나온 2015학년도 논술고사 시행안은 서울대 정시논술이 사라지고 수시논술은 대학별로 선발인원이 10~20% 줄어들 예정이다. 대신 우선선발은 없어진다. 내년 고3이 되는 수험생은 어떻게 논술을 대해야 할까.

▨ 우선선발 폐지로 논술문 넓어져

올해까지의 논술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차이는 매우 컸다. 고려대 인문의 경우 우선선발 기준은 수능최저 언수외 합 4이고, 일반은 2과목 2등급 이상이다. 지난해 고려대 인문의 경우 우선선발 실질경쟁률은 12.7 대 1이었고 일반은 75.5 대 1이었다. 고대 자연은 우선선발이 4 대 1, 일반은 32.8 대 1이었다. 외대 역시 우선선발 실질경쟁률은 5.3 대 1, 일반은 37.3 대 1을 기록했다.

합격자 논술점수 평균역시 일반선발이 우선선발에 비해 작게는 2점에서 10점까지 높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논술 유불리도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선발이 폐지되어 지금까지 일반선발에 해당하는 수험생에게는 기회가 넓어졌고 우선선발 학생에게는 불리하게 되었다.

▨ 읽고 쓰고…정석적 방법의 일상화를

논술출제 경향 역시 제시문이 고교 교과과정 안에서 출제되어 독해에는 문제가 없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부터 시작되어 일각에서는 변별력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서울대 제시문이 수년째 고교범위에서 출제된 점을 보면 채점의 혼란을 우려할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제시문 난이도 하락으로 채점의 기준도 이해력 독해력 위주에서 분석력, 창의력 논증력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볼 때 2015학년도 대입에서 선발인원은 줄었지만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인원은 감소하지 않으리라 보여진다.

지금 고2 학생들은 학교의 독서동아리, 토론동아리 등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겨울방학부터 꾸준히 논술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폭넓은 독서와 토론이 논술의 기초체력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논술은 결국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꾸준히 사고훈련과 글쓰기 연습을 해야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수능이든, 논술이든 가장 정석적인 방법을 일상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김성율 한경에듀 평가이사 k2@hankyunged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