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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307호 2011년 8월 29일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졌는데 왜 엔화 가치는 올라갈까?

◆ 일본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엔高

☞ 미국과 유럽처럼 일본도 요즘 나라경제 사정이 말이 아니다.

부동산 거품붕괴로 찾아온 장기 경기 침체인 ‘잃어버린 10년’을 넘어서 ‘잃어버린 20년’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성장은 더디고 나라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게 그 이유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99.7%(201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미국의 두배이고 한국(34%)과 비교해선 거의 6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춘 날 국제금융시장은 무덤덤했다.

일본 국채값이 폭락(수익률 폭등)한 것도 아니었고,도쿄 증시나 뉴욕 증시가 급락하지도 않았다.

이달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때와 비교하면 많이 달랐다.

게다가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인데 일본 엔화 가치는 요즘 미 달러당 75~77엔에서 움직이며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왜 이처럼 모순인 듯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첫째로는 정부에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대부분 자국 금융사와 국민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의 국채 보유 비중은 93.5%(2010년말 기준)로 미국(52.3%),독일(46.2%),프랑스(63.5%) 등보다 월등히 높다.

미국 정부가 빚을 내기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외국인이 절반 가량을 사가는 데 비해 일본은 거의 대부분을 자국민이 매입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국채를 추가 발행하더라도 자국내에서 충분히 소화될 수 있으며,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투자자들이 국채를 한꺼번에 내다팔 가능성이 작다.

또하나는 일본이 매년 꾸준히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일본은 지난해 6조7000억엔 등 매년 막대한 무역흑자를 쌓고 있다.

그 덕분에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말 현재 1조1000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외국으로부터 받을 돈(대외채권)에서 지급해야 할 돈(대외채무)을 뺀 순대외채권도 작년말 현재 3조달러로 세계 최대다.

이게 바로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져도 엔화 가치는 고공행진을 하는 배경이다.

여기다가 종종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도 엔고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높은 금리를 주는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엔화는 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대상이다.

엔화를 싼 이자로 빌려 브라질이나 러시아 등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해외로 나갔던 엔화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때는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엔화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엔고는 그러나 도요타 등 일본의 수출기업들에겐 일종의 ‘독약’이다.

수출제품 단가가 비싸지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엔고 대응 기금을 조성한 것은 엔화 강세를 막아 자국 수출품이 해외시장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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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율 이야기 (4) 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은?

정부개입 여부따라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로 나뉘어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국 돈(외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각국 정부가 어떤 환율제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좌우된다.

환율제도는 크게 고정환율제도와 변동환율제도로 나눌 수 있다.

고정환율제도는 정부가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고정시켜 놓거나,환율 변동폭을 일정한 범위로 정해놓고 상승폭과 하락폭을 제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달러를 달러 수급에 관계없이 1100원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고정환율제도는 환율의 움직임이 제한돼 있으니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유리하지만 통화가치가 실제 가치와 동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변동환율제도는 정부가 환율 결정에 간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외국 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변동환율제도는 다시 관리변동환율제와 자유변동환율제로 나눌 수 있다.

관리변동환율제는 정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경우엔 외환시장에 직 · 간접적으로 개입해 자국 화폐의 환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락할 경우나 외환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될 때 또는 국제수지가 크게 불균형을 이룰 때는 정부가 시장에 간여한다.

이에 비해 자유변동환율제는 전적으로 시장에서의 외환 수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

페그제라는 것도 있다. 일종의 고정환율제로, 페그(peg)는 연동한다는 의미다.

자국의 화폐를 외국 돈의 가치에 연동해 정해진 환율로 교환하도록 약속한 환율제도다.

홍콩달러화가 대표적이다. 홍콩달러화 환율은 미 1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고정돼 있다.

페그제는 수입품 가격이 변동해도 자국 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환율 변동의 불확실성이 작아 무역이나 외국인 투자도 활발해진다.

하지만 외국 돈의 가치가 급변동하면 통화가치가 자국의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국제 투기세력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문제점도 있다.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도 달러 페그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최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페그제를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이후 고정환율제를 채택해오다 1964년 5월 변동환율제로 바꿨으나 실제로는 1970년대 말까지 환율이 사실상 미 달러화에 고정돼 있었다.

그 결과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국내 물가가 크게 올라 원화의 대외가치가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환율은 상당 기간 고정돼 원화가치가 실제보다 고평가됐다.

이는 수입 확대로 이어져 국제수지 적자가 한동안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980년 1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했다.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는 쉽게 말하면 하나의 바구니 안에 주요 교역 상대국이나 국제무역에서 거래 비중이 높은 국가 등 몇개의 통화를 넣어서 경제적 연관 관계나 중요도 등에 따라 가중치를 두고 이를 평균해 환율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후 1990년 3월엔 환율을 제한적이긴 하지만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하는 시장평균환율제도가 도입됐다.

정부는 시장평균환율제도 아래서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하루 환율 변동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했다.

환율변동폭 제한을 폐지하고 지금처럼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이다.

⊙한국의 환율제도 변천⊙

1948.8 고정환율제 도입

1964.5 단일(관리)변동환율제

도입

1980.1 복수통화바스켓제 도입

1990.3 시장평균환율제 도입

1997.12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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