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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303호 2011년 7월 25일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후순위채와 저축은행 등

금리 높지만 회사 파산때 변제 순위에서 밀려

▶ 후순위채와 저축은행

☞ 채권(bond · 債券)이란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 그 돈을 빌렸다고 발행해주는 증서다.

쉽게 얘기하면 일종의 차용증인 것이다. 채권은 보통 이자가 얼마고 언제 지급하며,원금을 상환하는 날짜는 언제인지가 확정돼 있다.

원금 상환기간에 따라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채,2~5년인 중기채,5년 이상인 장기채로 구분한다.

이자율은 대체로 만기가 짧을수록,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낮게 책정된다.

돈을 빌려주는 쪽의 입장에서 보면 떼일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채권은 매일매일 시장에서 가격이 변동되는 주식보다는 투자위험(리스크)이 낮지만 은행 예금보다는 투자위험이 높다. 만약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파산할 경우 자칫 원리금을 되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율이 예금금리보다 보통 높게 책정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채권을 사도록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회사가 파산하면 채권자와 주주들은 회사 보유자산을 팔아 은행 대출금 등을 갚은 후 남은 자산을 나눠 갖게 된다.

투자자들이 돌려받는 돈은 남은 자산을 투자금액 비율만큼 나누는 게 아니라 어떻게 투자했느냐에 따라 다르다.

맨 먼저 일반 채권을 산 사람이 돈을 돌려받고,남는 자산이 있으면 다음은 후순위채권을 산 사람이 돈을 돌려받는다.

이렇게 채권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고도 남는 게 있으면 그때 주식 투자자에게 잔여자산을 배분한다.

 이처럼 후순위채권(subordinated bonds · 後順位債卷)은 채권 발행기업이 파산했을 때 채무 변제순위에서 일반 채권보다는 뒤지나 주식보다는 우선하는 채권을 뜻한다.

 일반 채권보다 돈을 돌려받는 순위(채무변제 순위)가 늦는 까닭에(다시 말해 투자 리스크가 일반 채권보다 높은 까닭에) 후순위채권의 이자율은 일반 채권보다 높은 게 보통이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몇년 동안 앞다퉈 대거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자기자본을 늘려 신용도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이자율은 연 7~8%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거의 두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후순위채는 일반 예금과 달리 정부가 원리금(5000만원 한도) 지급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원리금을 못 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이자를 더 많이 받겠다는 투자자만 투자하라는 뜻이다.

따라서 저축은행 후순위채를 산 사람들은 현행법상 정부로부터 원리금을 대신 지급받을 수 없다.

이번에 금융감독원이 신고를 받는 것은 저축은행들로부터 투자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설명듣지 않고 후순위채를 샀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 불완전판매라고 부른다.

신고자들은 대부분 '투자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거나 '예금과 비슷하다고 속아 투자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완전판매 혐의가 인정되면 저축은행이 배상을 해줘야 한다.

남는 자산의 배분과정에서 일반 예금과 똑같은 순위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예금자들이 왜 먼저 원리금을 반환해주지 않고 후순위채 투자자들을 똑같이 취급하는가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은 소송으로 이어져 법정에서 결판이 날 공산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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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시장은 중소기업만 할 수 있는 업종?

▶ 두부전쟁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은 고용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경제가 보다 건강하게 되려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의 의견이 일치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정부 산하 위원회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중기) 적합업종제도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을 정하고 이 업종에선 대기업들이 사업을 못하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을 키우자는 것이다.

중소기업만을 위한 울타리를 쳐주려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자본력이 막강한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아도 돼 생존의 길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다.

중기 적합업종제도는 가령 두부처럼 큰 기술이나 자본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에조차 대기업이 참여해 시장을 싹쓸이하면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살아가란 얘기냐는 논리가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른 쪽에선 중소기업을 키우는 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그 경쟁에서 이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이 돼야지 대기업 시장과 중소기업 시장을 인위적으로 나누고 진입을 금지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전구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선정돼 대기업은 사업을 못한다고 해보자.

경쟁의 수준은 대기업도 전구 사업을 할 때보다 훨씬 낮아져 중소기업으로선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이다.

하지만 LED 전구처럼 첨단 제품의 개발은 더뎌질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때보다 비싼 가격에 질은 낮은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외국 유명업체 제품의 수입은 늘어날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기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것은 과잉보호이며,중소기업들의 자립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사실 중기 적합업종제도는 과거에 있었던 중기 고유업종의 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중기 고유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의 사업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종을 법률에 명시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지정해 이들 사업 분야에 대기업의 신규 참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중소기업을 보호해주려는 제도였다.

중기 고유업종제도는 일부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보기도 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자유화에 따른 수입 개방으로 국내 대기업이 차별대우를 받고 △경쟁을 약화시켜 중소기업의 연구 · 개발(R&D)과 품질 향상 노력을 게을리하게 하는 부작용이 커짐에 따라 2006년 폐지된 바 있다.

경쟁력 있고 강한 중소기업을 키우려는 정부의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 정책 방향은 시장을 인위적으로 구분해 이 업종은 중소기업만 할 수 있다는 식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고 될성부른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쪽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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