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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301호 2011년 7월 11일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원가가 결정할까?

▶ 팥빙수의 원가와 가격

학원강사 김숙정 씨(29)는 최근 점심을 산 직장 동료에게 대신 디저트를 사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 근처 카페에 들어선 순간 후회했다. 동료가 주문한 팥빙수가 점심값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

그는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가 6000원인데 팥빙수는 한 그릇에 9000원이었다"며 "어떻게 팥빙수가 더 비쌀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얼음과 팥이 주재료로 '원가'가 얼마 안 되는 팥빙수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7월4일 ○○신문

☞최근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면서 이처럼 원가를 따져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류의 기사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과 아파트 분양가,커피 가격 논쟁 등 대개 원가는 100원밖에 안 되는데 소비자가격은 무려 1000원으로 제조업체나 판매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석유류,농축산물,과자류,외식비까지 모조리 뛰고 있으니 소비자들로선 대체 원가가 얼마나 올랐기에 값이 저리 치솟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법하다.

하지만 원가와 상품 가격 간의 관계 또는 상품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 깊이 살펴보면 이 같은 생각엔 적지 않은 오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 교과서에선 시장경제에서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얘기한다.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뜻은 한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여기서 시장은 한두 업체나 판매자가 좌우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업체와 판매자가 경쟁하는 시장(완전경쟁시장)이다.

따라서 특정 업체나 판매자가 가격을 좌우할 수 없다.

이는 곧 한 제조업체나 판매자가 "이 상품의 원가가 100원이니 150원 이상 받아야겠다"라고 해서 실제 판매가격이 150원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현실에선 200원이 될 수도 있고 거꾸로 원가를 밑도는 70원이 될 수도 있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소비자들이 그 상품을 얼마나 선호하는가,그리고 그 상품을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공급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원가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토머스 소웰은 "시장에서의 경쟁은 판매자의 판매가격을 제한한다.

판매자의 탐욕이나 성향과는 상관없이 시장의 상황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객관적' 혹은 '실제' 가치라는 게 존재한다면 경제 거래의 합리적 토대가 생겨날 수 없다"

('베이직 이코노믹스')고 말한다.

수요 및 공급곡선과,두 곡선의 교차점에서 균형가격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경제학의 빛나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도 한 상품의 가격은 원가에 소폭의 이윤을 더한 수준에서 결정되고 또 그렇게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진 것은 '노동가치설'과 '일물일가(一物一價)'를 주장하는 좌파 경제학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한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그 상품 생산에 투입된 노동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같은 양의 노동이 투입되는 한 상품의 가격은 동일해야(일물일가)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팥빙수 가격은 서울 명동과 시골의 농촌에서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

또 노동의 가치(가격)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도 같은 노동을 하는 경우라면 동일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격은 정부가 모든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사회주의가 아닌 한 노동의 양이 아니라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렇게 가격이 결정돼야 희소한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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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O와 CDS

골드만삭스가 부채담보부증권(CDO) 펀드를 사기 판매한 혐의로 피소됐다.

5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흥국생명과 흥국쌍용화재는 지난달 말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 회사는 고소장에서 "2007년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팀버 울프' 펀드에 2000억원을 투자해 439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골드만삭스는 이 펀드가 안전하다고 설명했으나 당시 골드만삭스 사내 메일에는 '열악한 상품'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 7월6일 한국경제신문

☞2008년 가을 본격화된 미국발 경제위기는 부동산 위기에서 촉발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연 1% 수준으로 낮추자 너도나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집을 산 투자자도,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준 대형 금융사도 엄청난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적 경제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미국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위기로 확산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CDO라는 금융상품이다.

'부채담보부증권'으로 불리는 CDO는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을 모아 유동화시킨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보자.A라는 은행이 서민들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

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은 서민들에겐 빚인 반면 A은행엔 일종의 채권이다.

A은행으로선 이 채권을 활용해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궁리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CDO다.

모기지 채권을 담보(기초자산)로 하는 새로운 상품 즉 CDO를 만들어 팔면 현금이 들어오는 것이다.

A은행은 이 현금을 다른 곳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CDO는 기초자산인 모기지가 부실화되면 투자자금을 상환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또 고안된 게 바로 신용부도스와프(CDS · Credit Default Swap)라는 상품이다.

CDS는 CDO나 회사채,국채 등이 부도가 나 투자자금을 상환받지 못할 경우 대신 물어주는 일종의 보험상품이다.

이렇게 되니 투자자들은 CDO를 사면서 일정 수수료를 주고 CDS도 매입하면 투자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를 때는 집을 산 투자자도,CDO와 CDS를 발행한 금융사도,CDO와 CDS를 매입한 투자자도 모두 행복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맨 먼저 집을 산 투자자가 타격을 입고 이어 금융사와 CDO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연쇄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더 큰 문제는 CDO와 CDS가 주식처럼 공개되고 투명한 장소에서 거래되지 않아 어떤 금융사가 얼마나 발행했으며 또 어떤 금융사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아무도 정확하게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거래 사실을 모르니 씨티은행이나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 금융사들은 서로를 믿지 못해 너도나도 대출을 회수했으며 이게 신용위기(credit crunch)로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CDO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속여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작년 4월 골드만삭스를 제소했으며,그해 7월 골드만삭스는 총 5억5000만달러의 합의금 지급에 동의했다.

흥국생명과 흥국쌍용화재의 이번 소송 결과가 주목된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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